가정폭력에 대한 명확한 물증이 없다고 해서 이혼이 곧바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단순히 사진이나 진단서와 같은 직접적인 증거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혼인관계 전반에서 드러나는 정황과 진술의 신빙성을 함께 살펴본다.
가정폭력은 사적인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증거를 남기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법원은 문자 메시지나 통화 내용, 주변인의 진술, 일기나 상담 기록 등 간접적인 자료들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일관된 진술과 생활 전반의 변화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또한 폭력의 형태가 반드시 신체적인 폭행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폭언이나 협박, 통제와 같은 행위도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할 정도라면 이혼 사유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상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문제의 본질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결국 핵심은 증거의 유무가 아니라, 혼인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상태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다. 명확한 물증이 없다고 해서 미리 포기하기보다는, 현재 상황이 어떻게 설명되고 입증될 수 있는지를 차분히 정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